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장길자회장의 나눔과 희생의 봉사
"요즘처럼 가족과 가정이 위기에 처한 적도 없습니다.가정안에 사랑이 없고 이제는 가족을 위해 심지어 자기 자신을 위해서 희생하려는 사람도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기심과 물질만능 풍조 때문이지요"
40여년동안 걸어온 삶이 봉사와 나눔, 그 자체인 장길자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회장은 각박한 이 세상이 안타깝기만 하다.
지난 1일 새생명복지회 주최로 서울 남산에서 열린 ‘새생명사랑 가족걷기 대회’ 현장에서 장길자회장을 만났다. 이날 행사에는 새생명복지회의 도움으로 건강을 되찾은 이수향양(11) 등 4명의 어린이가 모처럼 외출해 5월의 햇살을 마음껏 즐기고 있었다. 죽음의 문턱을 넘어 새 생명을 찾은 어린이들의 맑은 얼굴에서 장길자회장의 부단한 사랑이 넘쳐흐른다.
“걷는 것을 좋아하는데, 원하는 만큼 많이 걷지는 못합니다.” 언제 먹고, 언제 잠드는지 모를 정도로 봉사에 여념이 없는 장회장의 일상에서 ‘한가로운 걷기’는 꿈도 못꾼다. 그러나 ‘걷기’를 수행과 봉사의 과정이라 정의할 때, 장회장은 누구보다도 많이 걸어왔고, 걸어갈 것이다.
“많은 행사와 봉사사업이 있지만 ‘가족걷기대회’에 가장 애착이 갑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살랑살랑 뺨을 스치는 부드러운 바람, 참여한 가족들이 서로를 배려하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면, 그 자체가 사랑이고 평화이지요.”
올해로 4번째인 ‘가족걷기 대회’는 참가자를 제한해야 할 정도로 인기있는 프로그램이다. 남산 행사에는 4,000명이 참가했고, 다음달 12일에는 인천에서 걷기대회가 열린다. 특히 이번 ‘새생명 가족걷기대회’에서는 ‘내가 디딘 한 걸음으로 생명을 구합니다(One more step, one more life!)’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더 많은 나눔의 행사로 확대했다.
“나눔과 봉사는 양이나 크기에 비례하지 않습니다. 거창한 봉사만 하려고 한다면 작은 봉사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또 많은 것을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나누어 줄 수 있는 기회조차 영원히 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장회장은 가진 게 많기 때문에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있기 때문에 나눌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모든 관계에서 ‘사랑 없이 행하는 일’은 오히려 폐해가 크다”며 “많은 사람들이 나눔을 외치고 있지만 그 안에 사랑이 없다면 나눔은 일시적인 행사,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부담스러운 겉치레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나눔의 미학이지만 장회장을 통해 듣다보면 편하고 부드러운 풍경이 되어 듣는 이에게 따뜻한 힘을 준다.
“봉사와 나눔, 희생을 통해 우리들의 병든 가정, 이기심에 가득찬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봉사와 나눔이 뭐 거창한 겁니까? 가난하다고 봉사를 못합니까? 내 밥상에 숟가락 하나를 더 올려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정성이면 됩니다.”
그의 소박한 마음과 나눔의 실천은 마치 가랑비가 대지를 적시듯 어려운 이웃들의 주름진 마음을 다독이고 촉촉한 사랑을 심어왔다.
특히 1980년대 초반부터는 복지회를 통해 더욱 적극적으로 소년·소녀가장 학자금 지원, 빈곤가정 생계비 지원, 노인복지 사업, 심장병 어린이 돕기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삼풍백화점 붕괴 현장, 대구지하철 참사 현장, 수해와 재난지역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는 누구보다 먼저 달려갔다. 숨어 있어도 사랑의 나눔은 빛나게 마련이다. 2004년 국가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받는 사랑보다 주는 사랑이 더 큰 복입니다. 내 마음에서 무엇이 나가든 그것은 돌고 돌아 결국 나에게 돌아옵니다.” 장회장은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 오늘 ‘나눔’의 한걸음을 옮기자며 다정하게 손을 내밀었다. 겸손하고 포근한 손이었다.